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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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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5. 3. 22. 23:23

남샬럿드렉.







 

“아저씨.”

“아저씨.”

“…드렉슬러. 고개, 들어봐요.”

 

드렉슬러는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를 외면했다. 아직 어린, 채 완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고운 목소리. 눈을 뜨면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이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드렉슬러는 두려워 눈을 뜨지 못하였다.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손은 어느새 그 어릴 적의 작은 손이 아니었다. 자신만큼은 아니더라도 굵은 뼈마디, 긴 손가락, 굳은살이 느껴지는 손 끝. 여느 성인 남성 못지않은 그 손이, 애욕을 품고 자신을 만지고 있었다.

 

“샤를. 샤를로트, 이러지 마.”

 

우습게도 그리 말하는 목소리가 겁에 질린 처녀처럼 떨렸다. 공포만큼은 그것과 필적하기도 했다. 무심하게 바라보던 세상, 좁은 인간관계에서 아끼며 키워왔던 소년이 자신을 ‘그런’ 의미로 좋아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타격이 컸다. 샤를로트는 그런 그를 이해했다. 아, 나의 친애하는 아저씨. 그러나 관둘 수도, 관두고 싶지도 않았기에 샤를로트는 대신 그를 가지려고 계획을 세웠다. 계획이랄 것도 없이 단순했다. 지친 그가 잠든 틈타 손을 묶고 그가 깰 때까지 가지런히 앉아 기다렸다. 깨어난 그가 졸린 눈을 하다 곧 경악하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순간이, 놀랍게도 짜릿하게 느껴졌다. 그가 푸른 눈을 뜨면 거기에 제 미소가 어떻게 보일까. 하긴 뭐든 상관없겠지. 샤를로트는 그리 중얼거리며 드렉슬러의 입술에 제 입술을 조심히 얹어보았다. 거칠고 메마른 아저씨의 입술. 앞으로 나만이 입 맞출.

 

“이미 늦었어요, 드렉슬러.”

 

-그는, 드렉슬러는, 결국 샤를로트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거절할 지언즉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드렉슬러도 샤를로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어린 소년은 여유로웠으며 나이 든 남자는 지친 표정으로 소년의 손이 제 옷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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