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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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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5. 02:26

I said I love you.

I said I love you.
랄렌탄도 | 2015.03.29 | 글 | 비공개



호몬데 호모포비아인 로라스로 로라드렉 보고 싶다. 자기한테 고백한 드렉슬러를 저도 모르게 경멸하는 표정으로 보고. 그 표정에 드렉슬러는 쓰게 웃으며 ...미안했다. 하고 돌아서고. 그걸 붙잡지도 외면하지도 못해 그저 멍하니 선 로라스. 그런 로라스를 잊기 위해선지 이미 잊었는지 부쩍 모르는 남자들과 친밀하게 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드렉슬러. 로라스는 그들의 은근한 손길을 받으며 웃는 드렉슬러에게 속이 부글부글하지만... 어쩌겠어? 그를 좋아한다는 자각조차 혐오스러운데. 그를 붙잡아도 여전히 그에게 돌려줄 것은 경멸 뿐일텐데.

그러다 드렉슬러가 약에 취해 강간당할 뻔한 걸 구해주는데 드렉슬러가 처음 하는 말이 '혐오스러운 거 보여줘서 미안하다.'여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나라.






일찍 퇴근했던 드렉슬러에게 타라는 추가 서류를 내려주었고, 로라스에게 그것을 건네주라 하였다. 난감해하던 로라스는 당신들 친하잖아? 라는 타라의 말에 침음을 뱉으며 서류를 받아들었가. 확실히 그렇긴 했다. 같은 드라군이자 동료, 방식은 달라도 창에 관한 유일한 이해자이자 동지. 그러나 거절의 말을 듣던 드렉슬러의 표정이 떠올랐다. 애틋함과 동시에 근지러운 혐오감이 올라왔다. 손등을 괜스레 긁은 로라스는 초인종을 천천히 눌렀다. 쨍한 소리가 울리고 그 여운까지 사라져도 반응이 없었다.

"드렉슬러?"

이름을 불러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식사할 시간이므로 외출이라도 했나 생각하며 돌아설 찰나 불 꺼진 침실이 눈에 들어왔다. 불이 꺼져? 로라스는 눈을 깜박였다. 잘 때가 아니고서야 온 사방에 다 불을 켜놓고 그를 알고 있다. 지금도 거실이며 부엌, 베란다 노란 조명까지 가 켜져있는데 침실만. 아. 직감적으로 무언가가 뒷덜미를 훅 스쳤다.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고 로라스는 문을 부쉈다. 부서진 문을 밟고 침실로 향하는 걸음걸이는 단호했지만 조용했다. 마침내 문틈으로 낯선 남자가 드렉슬러를 묶고 겁탈하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로라스는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가 그 남자를 잡아메쳤다. 그러고도 꿈틀거리는 남자를 다시 한번 짓밟고 머리를 쓸어넘겼다.

"괜찮나, 드렉슬러?"

꽁꽁 묶인 밧줄을 풀어주며 로라스는 차마 시선을 두지 못했다. 젖은 드렉슬러의 얼굴, 밧줄 묶여 돋보이는 가슴을 피해 내려가던 시선은 그의 성기가 보일락하자 얼른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면서도 짐짓 아무렇지 않게 그의 눈 조금 아래를 보며 웃었다.

"다행이야."

그러나 로라스는 드렉슬러가 그 모든 것을 보았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드렉슬러는 이 상황이 더 수치스러웠다. 밧줄을 풀어내는 그의 손마저 얼른 뿌리치고 싶은 마음을 입술로 깨물고, 그 일련의 과정이 끝나자마자 그의 손을 밀어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손이 떨리고 있었다. 탁한 목소리로, 최대한 덤덤하게.

"혐오스러운 꼴 보여서 미안하다."
"...하?"

그 말에 로라스는 확,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게 중요한가? 자넨 지금 사내에게 강간당할 뻔 했는데!"
"그럼 뭐 구해줘서 고맙다, 무서웠다, 그런 말을 할까? 네게 보여질 바에는,"

드렉슬러는 우울히 숨을 삼켰다.

"...강간당하는 게 나았어."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웅크리는 드렉슬러에게, 로라스는 겨우 그가 자신을 아직까지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뒷걸음질 쳐버린 건 본의가 아니었다. 생각 이전의 행동이었지만 드렉슬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무릎에 막힌 웃음소리는 탁하고 희미했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 그런 주제에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가봐라. 알아서 수습하고 나갈테니. 너도 이런 꼴 더 보기 싫잖아."

드렉슬러는 로라스에게 비참할 것이 분명한 얼굴과 약기운에 조금 일어선 성기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물러선 발걸음과 다르게 집요한 로라스의 시선을 피해 등을 돌려 일어섰다. 셔츠는 단추가 다 뜯어졌으나 걸칠 만은 했다. 침대에 억압되어 있던 등은 실금같은 자국이 남겨져있었고 곧 흰 셔츠에 가려졌다. 비틀대며 욕실로 걸어가는 친우의 와이셔츠 밑으로 작고 둥근 엉덩이가 보였다. 이름도 모를 남자에게 꽉 쥐여졌던 엉덩이. 내가 원한다면 오롯이 내 것이 될. 어쩐지 그 생각에 로라스는 아찔해져 드렉슬러의 손목을 잡아챘다. 잡힌 손목은 잘게 떨렸다. 그러면서도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 드렉슬러에게 로라스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짓눌러 말했다.

"날 계속 좋아하게."
나를 여전히 사랑하지?
날 좋아하는 자네가 만족스러워.
날 좋아하게.
계속. 여전히. 주욱. 앞으로도.
자넨 앞으로도 날 사랑할테지?

잡힌 손목이 굵어지나 싶더니 곧 로라스의 손을 탁 쳐냈다. 로라스는 순순히 손을 물리며 뒤돌아보는 그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깊게 패인 미간과 일그러져 떨리는 뺨. 비참함과 울적함에 물든 그 얼굴에서도 푸른 눈은 빛났다. 영롱하군. 눈물 때문인가? 드렉슬러는 힉힉 떨리는 호흡을 가다듬으려다 실패하고 결국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넌 어디까지 날 비참하게 만들 셈이야."

그렇게 우는 눈동자가 예쁘다고 생각해서, 그의 몸, 같은 게 달린, 남자다운 턱선도 낮은 목소리도 다 제쳐두고 그 눈동자 하나만 보고 눈꺼풀에 키스했다. 드렉슬러는 눈을 동그랗게 뜨다 하하,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한참을 그러다 숨죽여 중얼거렸다.

"...야, 로라스. 부탁 하나만 하자. 한 번만 나랑 자. 어차피 눈 가리면 여잔지 남잔지 모르잖아? 한 번만. ...다신 매달리지 않을테니까... 널 좋아하지 않을테니까......"

로라스는 이번엔 혐오를 느끼기 이전에 그가 더이상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게 싫다는 것부터 생각했다. 그가 날 계속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러나 그렇게 매달리는 그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자존감 높은 그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모습은 친우로서도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수락하고야 말았다. 의식하고 있지 않던 손이 기대와 혐오로 떨렸다. 드렉슬러의 내리깐 시선에 그것이 오로지 경멸과 증오로밖에 보이지 않은 것은 애석한 일이었으나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로라스의 눈을 가리고 침대에 눕혀, 일어서지 않는 그의 것을 겨우 세우고, 드렉슬러는 스스로 가슴을 애무하고 그의 성기에 내려앉았다. 나오려던 탄성은 입 안에서 증발했다.

그 섹스는 참으로 이상했다. 들리는 것이라곤 구멍을 오가며 철썩 부딪히는 소리와 로라스의 간헐적인 신음이 다였다.

그가 자신과 섹스하는 것이 남자라는 것을 깨달으면 금방이라도 시들어질까봐, 혐오감에 몸서리치며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던 드렉슬러는 신음을, 목소리를, 숨을 참았다.

드렉슬러는 그에게 자신의 신음, 남자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기 위해 입술을 꾹 다물었으므로. 숨소리 하나 내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호흡을 조절했다. 그렇게 소리가 되지 못한 자극은 더 위로 올라가 눈물로 흘러나왔다. 이 밤에 참 쓰잘데기 없는 것이었다. 로라스는 그것을 몰랐고 드렉슬러는 외면했으므로. 마침내 로라스가 그의 안에 사정할 때 딱 한 번 드렉슬러는 아...! 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신음? 로라스가 듣기에 그것은 단말마와 비슷했다.




그날 이후 드렉슬러는 그와 자신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굴었다. 조금 느껴지는 아쉬움을 부정하고 로라스는 잘 된 일이라고 되뇌었으나 얼마지 않아 그것이 착각임을 알았다. 드렉슬러는 이제 그에게 친우로서의 거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예전처럼만큼만 다가가도 불편하다는 듯 물러서고 등을 돌리고. 로라스와 업무 이상의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볼 일 끝났으면 나가, 알베르토."

'로라스'에서 '알베르토'로 돌아온 호칭도 무척이나 거슬렸다. 그것은 함께 해왔던 십 수년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 게다가, 아, 아직 로라스의 귓가엔 단말마 같던 그의 신음이, 구멍을 오가던 철썩이는 소리가 확연한데. 그 회상이 역겨우면서도 현실이 더 허용할 수 없었던 로라스는 그것을 반복하여 생각하다 발기하게 되고... 그것에 경악하며 엉뚱하게도 드렉슬러에 대해 증오를.



알...! 고통에 이름이 반토막났다. 로라스는 그것이 마음에 들어 웃었다. 그래, 앞으론 그렇게 부르게. 알. 드렉슬러는 그 말에 저항이라도 하 듯 알베르토, 하고 말하려 했지만 목을 조르는 고통에 다시 말이 잘려 알, 이라고 나갔다.


"인정하지."

로라스는 무표정히 말했다.

"난 자네를 사랑해 드렉슬러. 역겹게도 말이지. 자넬 죽이면 이 혐오스러운 감정을 떨칠 수 있을까? 신께 죄스러울 따름이야. 왜 내가 이런 불결한 감정을. 대체 왜...!"

그런 그를 망연히 바라보던 드렉슬러는 이윽고 탈력한 듯 웃었다. 분노로 떨리는 로라스의 뺨을 쓰다듬고

((그러니까 드렉슬러는 이뤄질 수 없는 사이에, 자기 감정 자체에 지쳐버린거야))

"네 잘못이 아니야."

그의 손을 제 목에 대고

"죽여. 아주 쉽잖아."

눈을 감았다. 그런 드렉슬러에 이번엔 로라스가 망연해졌다.

'왜...? 자네는 어째서?'

그와중에도 손은 착실히 목을 졸랐다. 이윽고 목뼈를 부러뜨리기 직전, 드렉슬러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했다, 알.

그것이 끝이었다. 우드득 하고 부러지는 소리는 굳이 그의 생사를 확인할 필요도 없게 만들었다. 그래도 로라스는 어쩐지 믿기지가 않아서. ...진짜로 죽어버렸나? 이제야 겨우 사랑스럽다는 듯이 애칭을 불러주고?
로라스는 한때 드렉슬러였던 것을 끌어안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은 그만은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다. 죽이면 혐오밖에 남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죽이고 나서야 사랑할 수 있다니.

우습게도, 이제서야 그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다. 빛나던 그의 눈은 이제 뜨여질 일이 없었다. 그가 별을 좇을 기회도 앗아가버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을 열렬히 사랑한 그를 잃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그지없어 로라스는 탄식을 내뱉었다.

예쁘게 울던 푸른 눈 이거 좋은데.




로라스를 좀더 깊이 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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