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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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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5. 3. 12. 01:20

다무드렉. Lullaby.






드렉슬러가 잠 못 이룬지는 꽤 되었다. 원래도 잠을 충실히 자지 않았지만 근래엔 더 심해져 피곤한 눈을 꾹 문질러야했다. 잠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더러 자더라도 금방금방 깨어났는데, 보면 바람이 창문을 두드린 소리나 카펫 아래로 삐걱이는 판자 소리 따위에 깼다는 사실에 허탈감이 일었다. 드렉슬러는 신경질을 내며 다시 이불을 덮어썼지만 사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 생활이 이주일 이상 지속되자, 당연하게도 평소 생활에까지 무리가 왔다. 광장에서 클랜 업무를 보는 중에도 꾸벅꾸벅 졸곤 했는데, 그것은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이무스의 눈에도 고스란히 보였다. 대개 귀찮다는 표정이거나 사람이 없을 때 소소하게 연구까지 하던 드렉슬러가 요 근래 유난히 맥없이 행동해 조금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다. 특히나 공성전에 출전해서도 졸다가 암살 온 시바에게 크게 다치기까지 하자, 다이무스는 조금 화가 날 지경이었다. 빈 클랜 업무소를 보다가 회사로 돌아가 그의 앞으로 휴가를 잔뜩 내고는, 꽃과 책을 들고 그의 병실을 방문했다. 퀭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던 드렉슬러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곤 인사했다.

 

“어 왔냐.”

 

나름의 걱정 어린 질책을 한 아름 들어왔던 다이무스는 제 눈 밑만큼이나 꺼먼 그의 다크 서클에 결국 질책 대신 한숨을 내려놓았다. 꽃을 화병에 꽂고 책을 탁자 위에 올려둔 다이무스는 가만히 드렉슬러를 바라보다 뺨을 쓰다듬었다.

 

“뭐가 문제냐.”

“잠을 못 자.”

“그래 보인다.”

“잠드는 것도 어렵고, 자그마한 소리에도 깨고, 낮에도 졸린데 막상 자려면 잘 수가 없고, 의사는 최근에 스트레스 받는 일 없었냐는 소리만 하고 있고.”

 

미치겠다. 드렉슬러는 베개에 얼굴을 푹 떨어뜨렸다. 그의 푸석한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귀를 만져주던 다이무스가 조금은 낯선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네가 잘 잘 수 있으면 좋겠다.”

“아아. 누구처럼 평생 시꺼먼 눈 밑으론 살기 싫어.”

“똑바로 누워라. 이불을 덮어줄테니.”

“그래도 잠은 안 올 걸. 자장가라도 불러줄테냐?”

 

베개에 얼굴을 뒤척이던 드렉슬러는 다이무스의 어르는 손길에 몸을 돌려 누웠다. 가지런히 팔을 정리하고 이불 안에 넣어주던 다이무스는 네가 원한다면. 눈을 감아라. 하고 드렉슬러의 눈을 덮어 내렸다.

 

Guten Abend, gut' Nacht

Mit Rosen bedacht

Mit Nag'lein besteckt

Schlupt' unter die Deck'

Morgen fruh, wenn Gott will

Wirst du wieder geweckt.”

 

그냥 던져본 말에 선뜻 돌아오는 자장가. 깜박이던 두 눈은 곧 그의 따뜻한 손 아래 감겨내려갔다. 아직 붉게 들어오는 햇빛은 이불을 데우고 눈꺼풀 안에는 이미 밤이 찾아왔다. 연인을 향한 다정하고 낮은 목소리, 드렉슬러는 그것을 붙잡고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나면 고맙다란 말과 함께 키스해주어야지. 그런 생각을 어렴풋이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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