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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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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4. 7. 23. 07:41

로라드렉. 간밤에 썼던 문장들.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드렉슬러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처럼 반짝인다고, 그런 자넬 사랑한다고, 온화하게 웃으며 말하는 로라스에게 그저 알아. 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게 다였다. 사랑한다니. 부모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어색한 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말을 해준 건 다름 아닌 알베르토 로라스였다. 로라, 스. 머리보다 먼저 말이 나가였다. 그러나 꽉 막힌 목구멍, 그 뒤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간질간질하고 행복해지는 이 기분을 그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이런 감정 또한 처음이었다. 머뭇거리는 드렉슬러를 바라보던 로라스가 손가락부터 스치고 손을 꼭 잡아왔다. 차갑던 드렉슬러의 손은 곧 로라스와 같아졌다. 로라스가 말했다. 알고 있다네. 드렉슬러는 눈을 느리게 깜박이다 곧 감아버렸다. 내가 안다고 말할 때도 그는 이런 기분이었을까. 심장에서부터 사랑스러움이 넘쳐흘러 눈물도 흐를 것 같았다. 흐릿한 눈을 뜨고 웃었다. 로라스, ...사랑한다고.






때때로 우린 손을 잡았다. 때때로 우린 서로 죽일듯이 싸우기도 했고, 다음 순간 그 울분을 담아 키스하기도 했다. 때때로 서점에 가 서로 다른 책을 한 권 씩 사오기도 하고, 서로의 방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시에스타를 가지기도 했다. 공성전이 있는 날엔 내가 그를, 그가 나를 지켜주기도 했고, 되살아난 그에게 다시 죽음을 겪게 놔두지 않겠다고 맹세하기도 했다. 눈을 감으면 그토록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정작 눈을 뜨면 네가 없었다. 망막에 남은 빛벌레를 따라 계속 눈을 깜박여도 너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너를 보기로 했다.






겁쟁이 같은 날 용서해 주겠나.






오래도록, 오래도록 자넬 사랑하고 있어. 얼마나 오랫동안인지도 모를 정도야. 그저 자네로 가득 차서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 못한다니, 이런 내가 바보 같겠지. 자네의 이해는 바라지 않아. 사랑도 바라지 않아. 그저 자네가 빛나는 것을 계속 보게 해줘.






흔들흔들 리듬을 타고 까딱이는 고개짓. 따라 흔들리는 담배 연기. 후, 하고 짧게 내뱉는 숨소리. 필터를 잘근잘근 씹는 얇은 입술. 어디선가 가벼운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로라스는 그 리듬을 공유하기 위해 그가 물고있던 담배를 빼내물고, 짜증내려는 그의 입술에 키스하고, 담배 연기를 혀로 섞어 마셨다. 목을 끌어안고 손가락으로 뒷목을 일정하게 두드리는 손가락. 아, 그는 나의 뮤즈였다. 목이 말랐다. 그의 모든 것,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더욱 소유하고 싶은 것. 그러니 공유 정도는 하게 해줬음 해. 그렇기에 담배도, 서민들의 춤도 배웠으니. 난 또 당신을 위해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하지마. 그냥 사랑한다고 말하고, 즐기자고. 오케이? 구질구질한 것도 귀찮은 것도 질색이니. 생각할 시간 따윈 주지 마. 이리 와서 그냥 다정한 연인처럼 안아줘. 햇볕에 노곤히 잠 들고, 새벽에 별빛을 보며 깨고. 그리고 어느 날 헤어지게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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