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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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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5. 5. 7. 01:57

릭드렉. to 미르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모처럼 푹 잔 기분이었다. 늘 그렇듯 아침마다 그를 덮쳐왔던 불쾌한 지끈거림도 없었다. 드렉슬러는 눈만 깜박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한참 높이 떠있었다. 10시... 11시인가? 어...? 천천히 돌아가는 세발자전거처럼 느릿느릿 사고가 움직였다. 창 밖의 풍경이 달랐다. 그러고보면 창틀 모양도 천장의 색도 달랐다. 연한 목재의 색깔과 깔끔한 파란 천장. 연구실도, 사무실도, 자기 집도 아닌 이 곳이 어디?

드렉슬러는 침대 밑으로 발을 내딛었다. 바닥 또한 부드러운 목재였고, 햇빛에 데워진 그것은 따뜻했다. 발 끝에서 올라오는 온기에 드렉슬러는 괜히 손톱을 꾸욱 눌러보았다. 살짝 열려있던 문을 젖히면 러그가 깔린 위에 작은 소파 하나와 TV가 있는 간소한 거실.

흠.

드렉슬러는 턱을 쓰다듬었다. 뭔가 저 소파는 낯이 익은데 말야. 그러니까... 내 등이 이렇게 배기는게 꼭 저기서 뭘 한듯한... 뭔가 기억이 날 듯 말 듯 했다. 뭐더라? 고개를 갸우뚱, 발 끝을 까딱까딱. 사고에 잠기려던 드렉슬러의 귀에 들린 것은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 드렉슬러는 제 집이 아님에도 이미 집주인처럼 익숙하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문을 열면 화사히 쏟아지는 햇빛, 그 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갈색 머리카락과 온화하고 즐거워 보이는 눈동자. 품 안의 종이봉투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

릭 톰슨?
잘 잤나, 드렉슬러. 좋은 아침이야.

...아아, 맞아. 늦은 밤 주정을 부리던 저를 그가 집으로 데려갔었지. 그리고 좁은 소파 위에서 그에게 좀더, 하며 목을 껴안아 매달리고 다리를 공중에 흔들면서. 괜스레 쑥쓰러워지는 기분에 드렉슬러는 시선을 딴데 돌리다가도, 곧 환히 웃는 릭의 얼굴에 마주 웃음을 띠는 것이었다.

"다녀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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