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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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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5. 10. 9. 00:51

로라드렉. good night.





그대에게 나는 무엇일까. 잠 못 이루는 밤에 생각해 버린다. 이름을 기억한 지 석 달 째에 그대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스스럼 없어지는데에 3년이 걸렸고 입맞춘지는 불과 3주. 설레었다. 가끔 그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마 기뻐서일테지. 나답지 않게도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 되어 몇 번이나 그대를 생각했다. 그때 그대가 눈 앞에 있으면 달려가 끌어안고 입 맞추고 싶었다. 사실 몇 번 그러기도 했다. 그래도 대개는 참을성 있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키스하였다. 그대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웃었지만 그러고 싶었다. 그대를 친애하고, 사랑하고, 존중하고 싶었으므로. 

오늘은 별이 없다. 그대도 이 하늘을 보고 있을까. 별이 없는 밤을 싫어했지만 잉글랜드에선 그 밤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담배를 피고 있을까. 어차피 날이 흐리다며 내가 담배 한 개피 더 피워도 똑같다고 말했었지. 그것을 쥐던 섬세하고 투박한 손짓을 기억한다. 그 손이 제 목을 끌어안을 때도 기억한다. 발간 눈, 제 허리를 쥐던 다리, 빠르게 두근대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순간까지. 아. 그대가 너무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으므로 기어이 외투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그대가 아직 자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디건을 걸치고 불평불만을 말하며 문을 여는 그대에게 키스해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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