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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5. 6. 28. 00:20

드렉슬러.





오늘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드렉슬러는 입술을 달싹이다 담배를 한 개피 꺼내들었다. 옅은 시가향이 폐를 덮치고 나가면 뿌연 연기가 하늘을 가렸다. 묵묵히 눈을 둔다. 연기는 곧 사라졌지만 여전히 별은 보이지 않았다. 왠지 울컥함이 있었다. 영국의 날씨는 정말 끔찍하군. 그런 생각을 짓이겨보았지만 이미 젖어든 심장은 느리게 움직였다. 연구는 풀리지 않았다. 문제 하나를 붙잡고 있은지 8일하고도 17시간 52분째. 답답함을 토로할 누군가도 화풀이 대상이 되어줄 적도 없었다. 이 조그마한 공방에는 오롯이 그 혼자이었다. 천장까지 쌓인 수많은 자료와 도면은 드렉슬러를 금방이라도 덮쳐버릴 것 같았고 훅 끼치는 철 냄새는 시가 향과 섞여 독하게 그의 어깨를 눌렀다. 다시 한 모금. 방은 여전히 그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손에 떨어진 담뱃재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뜨겁지는 않았다. 그의 손은 미숙한 시절부터 수없이 풀무질해왔기에 화상은 친구와 같은 것이었다. 이제 지문마저 없어지고 대신 괴상한 모양으로 주름이 새겨진 손은 그 뜨거움을 익숙함으로 받아들였다. 담배는 어느새 필터만 간신히 남아있었다. 담배를 비벼누르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면, 아. 이제는 짙은 구름까지 끼기 시작하였다. 드렉슬러는 창을 닫았다. 그의 별은 그의 손에 탄생할 것이다.

 

짙은 구름 뒤에는 유성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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