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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9. 23:54

로라드렉. 로드님과 연성교환하는 주군 로라스썰 기반2.



주군 로라스 썰 중 보고 싶다고 하셨던 부분 앞서 뒤이어.

쏠 생일 축하해!^^*








문은 자주 열리지 않았다. 하루에 딱 한 번, 공사가 모두 끝나는 오후 8시하고도 조금 후에 열렸다. 아마 맞을 것이다. 시계는 없지만 매일 같은 시간 쯤에 들어오는 로라스는 항시 지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첫날 외에 드렉슬러는 로라스를 안아준 적이 없다. 여전히 소중한 이임은 틀림없었으나 자신을 감금한 이라서, 아니 오히려 그래서 배신감에 아무것도 행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로라스는 관여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지친 표정으로 왕관을 벗고 드렉슬러의 품에 안겨들었다. 저보다 작은 그에게 안겨드는 게 불편할 법도 했는데도 그랬다. 얇은 옷 너머로 온기를 느끼고, 예보다 조금 더 마른 몸을 쓰다듬고, 그의 팔을 잡아끌어 자신의 등에 두르게 하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매일매일, 의식처럼 그 과정이 이루어졌다.

드렉슬러가 이제는 그 시간을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까지 그랬다.

이 방은 쓸데없이 커다랗다. 몇 가지 가구와 로라스가 갖다놓은 책 몇 권이 다였다. 책을 읽다 질리면 자고, 음식이 들어오면 먹고, 그 생활이 무료했다. 머리가 녹슬 것 같은 기분. 그런 멍한 머리로 생각할 것은 로라스 밖에 없었다. 알베르토 로라스. 아직 작고 어린 시절 노예로 잡혀 들어왔을 때 자신을 제 것이라 선언한 로라스. 그러면서 둘만 있게 되자 친구가 되어달라고 했었지. 푸른 눈을 빛내며 이 나라를 풍요롭게 만들겠다고 말하던 로라스. 그의 옆방에서 지내며, 사실은 몰래 그의 방에서 같이 놀며 지식을 쌓고 우정을 쌓고 마침내 그를 위해 살자고 다짐했던 날. 그를 위해 성질에도 안 맞는 책략가 노릇을 하고 로라스도 모를 권모술수를 뒤에서 부리던 날들. 훌륭하게 성인식을 치르고 절 보며 미소 짓던 그. 마침내 그가 왕이 되었던 눈 내리는 날. 그를 떠나오는 저를 뒤에서 멍하니 쳐다보던 그. 아아, 그 기억 속 어느 날에 로라스가 저를 좋아한다고 깨닫기도 했었지. 아아, 맞아. 그랬었지. 멍청한 녀석…. 정말로 멍청하긴.

 

“나 말인가?”

“아아, 그래 너 말이야. 언제 왔냐.”

“방금.”

 

로라스는 익숙하게 왕관을 내려놓았다. 드렉슬러는 그 행동을 눈으로 좇았다. 이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피곤한 듯 눈가를 꾹 누르고, 침대 위로 올라와 저를 안겠지.

 

“드렉슬러.”

“그래.”

 

긴 망토가 넘쳐흘렀다. 저를 안는 로라스를 마주 안으며 그것이 그의 무게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왕이 된 로라스를 모른다. 즉위식 날, 여기 갇히기 직전, 그전의 건너 들었던 소문들. 그것 뿐, 이 눈으로 그가 어떤 왕인지 본 적은 없다. 그러니 로라스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고 알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제게 자유를 주었다 도로 뺏어간 이니까. 과거건 뭐건 지금 원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힘들었냐.”

 

드렉슬러는 조금 그를 이해해보려고 했다. 어색하게, 그러나 예전처럼 곧 익숙하게 로라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난 눈 내리는 날, 그를 위해 자신의 전부인 그를 떠났던 만큼, 그만치 깊은 애정을 막기에 구속과 감금은 아직은 조금 모자랐다. 그리고 드렉슬러가 자신을 쓰다듬는 그 순간 로라스는 호흡을 멈추었다가 더욱 그를 꽉 안았다. 쓰다듬는다, 라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행윈데도 로라스는 드렉슬러를 너무 잘 알았다. 그게 자신을, 이렇게 모처럼 돌아온 그를 감금하고 자유를 빼앗은 자신마저 받아들이겠다는 사인임을 깨닫고 오랫동안 인내해왔던 감정이 흘러넘쳐 버렸다. 표현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지경이었다. 넘친 감정은 이성을 찍어 눌렀다. 지금이라면 받아줄지도 몰라, 그런 아주 작은 기대로 로라스는 드렉슬러의 입술에 키스했다.

 

“잠, 읏, 로라스…!”

 

드렉슬러가 질겁하며 밀어내는 건 당연했다. 전혀 받을 생각 없었던 감정의 몰아침, 그를 위해 또한 자신을 위해 피해갔던 감정이 자신을 정면에서 덮치니 힘껏 저항을 해야 했다. 그리고 거기에 로라스가 상처받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거기서부터 잘못되었을 것이다. 흘러넘친 감정과 찍어눌린 이성은 상처받고 폭주했다. ……아, 맞아. 자네는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지. 이대로 두면 또 언젠가 날 떠나겠지? 날 버리고, 제멋대로!

 

“로라, 으아아악!”

 

순식간이었다. 로라스는 제 밑에 깔린 드렉슬러의 발목을 꺾었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발이 기형적으로 돌아갔다. 무슨 짓이냐고 드렉슬러가 항의할 틈도 없었다. 그는 자기 옷을 벗기고 찢어버리는 로라스에게 뭐, 하는, 말도 채 끝내지 못하고 입맞춤을 당해야했다. 아까 전의 가냘프기까지 하던 입맞춤이 아니었다. 욕망과 진득한 집착이 서린, 너를 가지고 말리라는 단호한 의지. 제 위에서 쏟아지는 감정의 무게에 드렉슬러가 신음했다. 제 하체가 서늘해지고 곧이어 고통으로 가득한 열기에 꿰뚫렸다. 겪어본 적 없던, 생각도 해 본 적 없는 막대한 고통이 치고 올라옴에 참을 새도 없이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드렉슬러는 고통과 폭력으로 범해지며 의미 없는 애원을 내뱉었다. 제발, 로라스,

로라스,

그만,

 

 

 

 

 





 

로라스는 한참 후에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아, 아.”

 

기절해 쓰러진 드렉슬러를 끌어안고 로라스는 눈물도 안 나오는 눈으로 울었다. 찢겨져 사방에 흩날린 옷가지들, 얼룩덜룩한 그의 몸, 그 밑에서 새어나오는 흰 액체, 침대를 적신 피. 처참한 흔적이었다. 더더욱 처참한 것은 그리 경악하면서도 정작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자신이었다. 혐오스럽게도 사실이었다. 이래서야 드렉슬러에게 미안하다고 말 할 자격도 없었다. 로라스는 자조했다.

 

“어차피 더이상 자네에게 내 자린 없겠지.”

 

친우로서도 왕으로서도. 괜찮다. 괜찮아. 그는 계속 여기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방에서 오로지 나만을 기다릴 테니까. 그러니까 괜찮다. 그렇게 되뇌며 로라스는 드렉슬러의 찢어진 입술에 키스했다. 아직 채 굳지 않은 피가 로라스의 입 안으로 섞여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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