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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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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6. 5. 18. 22:13

로라드렉 병듦 주의









노래 부르는 그의 목엔 목줄이 달려 있다. 느슨하고 헐거운 그것은 언제든지 그를 자유롭게 놓아줄 것 같았는데도, 구태여 푸는 대신 시트 위에서 느긋하게 뒹굴었다. 또다른 남자가 들어왔을 때, 단정하고 무거운 구두 소리에 노래하던 입이 닫히고 눈만 데구룩 반바퀴 굴렀다. 초점이 흐릿한 그 눈은 그럴 리가 없는데도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멍든 몸에 시트를 둘러주며 말한다. "미안하네." 시시하다는 듯 돌려누워버리는 그를 짓누르려다 말았다.


처음엔 아주 굵고 튼튼한 목줄이었다. 선명한 푸른 눈은 증오와 경멸로 번쩍였다. 견딜 수 없었던 남자는 그의 눈을 멀게 했다. 아니, 멀게 할 생각은 없었으나 흐려지는 경멸이 기뻐 좀더 좀더 하다보니 어느새 그의 눈은 멀어있었다. 잠에서 깨어 한참 후 떨리는 숨을 흘리던 그를 기억했다. 한번도 그에게서 들어보지 못한 소리였다. 그 후로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발버둥치던 다리가 쉽게 벌려지고 피가 흐르던 입술에선 얕은 신음이 났다. 스스로를 애완동물의 위치로 격하시켰다. 사람이 아니라 주인으로 대했다. 그것이 더 로라스를 비참하게 했다. 동물에게 욕정하는 변태가 된듯한 모멸, 그럼에도 참을 수 없어 사랑을 속삭이며 강간하는 자신에 대한 경멸,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눈에 자신이 비치지 않는 것이 슬펐다.


그의 몸은 점차 말라가고 배는 미묘하게 튀어나왔다. 전형적인 기아의 특징이었다. 억지로 먹이고 운동시키려던 로라스도 허공을 헤매는 눈에 손목을 놓았다. 그날부터 로라스는 그 배를 정성스레 쓰다듬고 키스했다. 꼭 그 속에 자기 아이라도 깃든 것처럼 그랬다. 여전히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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