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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렌탄도

창궁 및 궁른. 로라드렉 및 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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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2014. 10. 12. 14:30

윌라드렉.

 

 

윌라드가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드렉슬러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아직은 햇볕이 따가운 오후 3시, 평소라면 연구하거나 용접하느라 잔뜩 인상 쓰고 있을 그가 웬일이람. 그는 가까이 다가가 드렉슬러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눈 밑이 시꺼멓한게 누군가가 생각났다. 얼굴살도 조금 빠진 것처럼 보였다. 그나마 어려보이는 얼굴이 장점인데 말입니다. 윌라드는 보양식을 좀 찾아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무언가 입장이 반대된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은 책상에서 구부정하게 자고 있는 게 안쓰러워 그를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손에 들고 있던 펜이 툭 카펫에 떨어졌다. 갑옷을 벗은 그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가벼워서 윌라드는 다시 한 번 보양식을 이것저것 생각하며, 소파에 뉘이고 덮을 것을 찾았다. 그러나 입고 있는 것들을 제외하면 이곳에는 종이와 금속밖에 보이지 않았다. 밤새우는 날이 그리 많으면서 담요 하나 갖다놓지 않다니, 왜 자기 재능은 그리 소중히 여기면서 자기 몸은 안 챙기는 건지. 윌라드는 할 수 없이 자신의 외투를 벗어 주었다. 보온을 위한 외투는 아니라 그리 효과는 없겠지만 그래도 얇은 니트 하나보다는 나을 터였다. 오늘은 늦은 퇴근이 될 것 같군요. 윌라드는 불을 끄고 발소리를 죽여 문을 나섰다. 좋은 꿈 꾸시길.

 

 

 

 

 

 

 

 

 

 

 

 

+뻘썰

 

드렉슬러가 윌라드 빤히 보더니 나도 수염 기를까. 말을 툭 내뱉으니 윌라드가 기겁하면서 절대 안 됩니다. 단호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수염은 아무나 어울리는 줄 아십니까. 경은 그 얼굴을 보존하는게 그나마 낫습니다."

"뭐 이사놈아?"

 

사실은 키스할 때 경의 입술을 온전히 느낄 수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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